유엔 평화유지군은 언제 무력을 쓸 수 있을까
유엔 평화유지군은 전쟁이 벌어진 곳에 마음대로 들어가 싸움을 끝내는 부대가 아니다. 배치는 분쟁의 주요 당사자 동의에 기초한다. 그렇다고 무력을 전혀 쓸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안보리 승인과 부여된 임무 안에서 자위와 임무 방어를 위한 무력 사용이 가능하다. 들어갈 때 필요한 동의와, 배치된 뒤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나누어 봐야 한다.

누구의 동의를 받는다는 뜻일까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기본 원칙은 당사자 동의, 불편부당성, 자위·임무 방어 외 무력 불사용이다. 여기서 동의는 분쟁의 주요 당사자가 평화유지활동의 배치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정치적 해결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임무를 수행할 공간도 생긴다.
주요 당사자가 동의했다고 현지의 모든 무장집단까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지휘체계가 약하거나 당사자 내부가 갈라져 있으면 일부 세력이 평화유지군을 공격할 수도 있다. 그래서 “배치에 동의가 있었다”와 “현장에서 저항이 없다”는 같은 말이 아니다.
공격받았을 때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력 사용의 예외에는 자위뿐 아니라 임무 방어도 들어간다. 유엔 공식 설명은 안보리가 일부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치 과정을 무력으로 방해하려는 시도를 억제하거나, 신체적 공격의 급박한 위협에 놓인 민간인을 보호하는 등의 목적으로 “필요한 모든 수단”을 허용하는 강건한 임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 문구가 모든 평화유지군에게 무제한 권한을 준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대상을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떤 수단을 쓸 수 있는지는 해당 활동의 임무에 달려 있다. 무력은 최후 수단이어야 하며,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정확하고 비례적이며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불편부당성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당사자를 공정하게 대하되, 평화 과정의 약속이나 임무가 지키려는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를 그냥 묵인하라는 원칙은 아니다.
강건한 평화유지와 평화강제는 다르다
강건한 평화유지(robust peacekeeping)는 안보리 승인과 주재국 및/또는 주요 당사자의 동의 아래 전술적 수준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평화강제(peace enforcement)는 주요 당사자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으며, 전략적·국제적 수준의 군사력 사용을 수반할 수 있다.
이 차이를 “유엔 이름만 붙으면 동의 없이 전쟁을 해도 된다”로 읽어서는 안 된다. 유엔의 평화강제 설명에서도 안보리 승인이 핵심 조건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평화유지와 평화강제의 구별이지, 자위권 등 무력 사용의 모든 법적 근거는 아니다. 두 활동은 현장에서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도 동의와 무력 사용의 구조가 다르다.
뉴스에서 제7장이 나오면 무엇을 더 봐야 할까
안보리가 유엔 헌장 제7장을 원용했다고 곧바로 평화강제 작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유엔은 국가가 치안과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운 불안정한 분쟁 이후 환경에 평화활동을 배치할 때도 안보리가 제7장을 원용해 왔다고 설명한다.
기사에 “평화유지군 파견”이나 “강력한 대응 권한”이 나오면 해당 임무를 승인한 안보리 결의에서 세 가지를 찾아보면 된다. 무엇을 하도록 맡겼는지, 누구를 보호하는지, 무력 사용을 어떤 조건으로 허용했는지다. 결의의 표결 결과는 임무가 채택됐는지를 말해 주지만, 실제 작전 권한 전체를 대신 설명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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