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헌장 개정은 총회 찬성만으로 이뤄질까

유엔 헌장을 고치려면 총회에서 개정안을 채택한 뒤 회원국들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총회 찬성만으로 절차가 끝나지 않으며, 비준 국가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가 모두 포함돼야 한다. 안보리 개편 논의가 회원국 다수의 지지만으로 마무리되기 어려운 이유다.

회의실에서 문서를 읽고 정리하는 가상 인물
AI 생성 이미지

총회 채택과 각국 비준은 별개다

유엔 헌장 제108조 원문은 두 단계의 문턱을 정한다. 먼저 총회 회원국 3분의 2의 찬성으로 개정안을 채택한다. 이후 유엔 회원국 3분의 2가 각자의 헌법상 절차에 따라 비준해야 한다.

비준은 국가가 개정 내용에 동의한다는 뜻을 국내의 정해진 절차를 거쳐 확정하는 단계다. 구체적인 국내 절차는 나라마다 다르다.

비준한 국가들에는 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이 모두 들어가야 한다. 이 조건까지 충족해 개정이 발효되면, 개정 헌장은 비준을 마친 나라에만이 아니라 모든 유엔 회원국에 효력을 갖는다.

상임이사국의 비준과 안보리 거부권

헌장 개정에서는 제108조가 요구하는 상임이사국 전원의 비준이 별도의 관문이다. 총회 개정안 표결에 안보리의 거부권 제도가 그대로 적용되는 구조는 아니다.

예를 들어 상임이사국 수나 헌장에 적힌 표결 규칙을 바꾸려면 헌장 개정이 필요하다. 총회에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더라도 기존 상임이사국 중 한 나라가 비준하지 않으면 제108조의 발효 요건을 채울 수 없다.

헌장 검토회의를 열면 절차가 달라질까

제109조에는 회원국들이 별도의 회의를 열어 헌장을 검토하는 경로가 있다. 제1항에 따르면 개최 일시와 장소는 총회 회원국 3분의 2의 찬성과 안보리 이사국 중 어느 9개국의 찬성으로 정할 수 있다.

이 회의에서 3분의 2의 찬성으로 변경을 권고해도 곧바로 헌장이 바뀌지는 않는다. 제2항은 발효에 회원국 3분의 2의 비준을 요구하며, 여기에도 안보리 상임이사국 전원이 포함돼야 한다.

안보리 정원은 실제로 바뀐 적이 있다

유엔이 공개한 개정 이력에 따르면 안보리 정원을 11개국에서 15개국으로 늘린 제23조 개정은 1963년 12월 17일 총회에서 채택됐고, 1965년 8월 31일 발효됐다. 채택일과 발효일 사이에는 1년이 넘는 간격이 있었다.

따라서 안보리 개편 뉴스를 읽을 때는 어느 나라가 제안을 지지했는지에 더해, 총회에서 개정안이 채택됐는지와 발효에 필요한 비준이 갖춰졌는지를 따로 보면 진행 단계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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